기아가 북미 시장에서 고급 SUV ‘텔룰라이드’의 성공을 앞세워 ‘미국 중산층의 레인지로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영증권은 12일 보고서에서 기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5천원을 제시하며, “북미 판매 성장세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2026년에도 순이익 8조원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텔룰라이드, 북미 성장의 핵심
기아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3%p가 북미 시장 성장에서 비롯됐다. 특히 텔룰라이드는 올해 ‘동급 최고 가성비 모델’로 선정되며 미국 내 판매 비중이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신영증권은 “신형 텔룰라이드 출시를 계기로 2026년에도 북미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들이 실용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하는 만큼 텔룰라이드가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텔룰라이드는 북미 시장 내에서 ‘가성비와 품질을 겸비한 럭셔리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하고 있다. 기아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과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동시에 작동 중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다.
유럽 인센티브 부담, EV4·EV2로 완화 기대
기아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0.8%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하락했지만, 유럽 시장 매출이 5% 증가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신영증권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유럽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센티브 증가가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이라며, “향후 EV4, EV2 신차 출시를 통해 유럽 인센티브 구조가 안정화될 경우 실적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품질 관련 비용(판보증)이 3분기 일시적으로 급증했으나, 누계 기준 매출 대비 부담률은 3.5%로 낮아 수익성에 큰 타격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기아는 최근 품질 관리 강화와 보수적 판보증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며 “분기별 품질비용 변동은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전사 손익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이익 8조원대 유지, 배당 안정성 강화
신영증권은 “기아는 2025년과 2026년 모두 영업이익률 8%대를 유지하면서 순이익 7.5조~8조원 이상이 가능하다”며 “주당 6,500원의 배당금을 유지할 여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멕시코산 차량이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USMCA’ 재검토 이후 관세 완화가 이뤄진다면 오히려 추가 실적 개선 요인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실제 기아는 미국 판매 차량의 17%를 멕시코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한국산 비중은 44%다. 신영증권은 “기아의 북미 현지 생산 체계가 경쟁사 대비 안정적”이라며, “향후 관세 변동성에도 대응 가능한 구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