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 ‘더 기아 EV5’를 국내에 출시하고 4일부터 계약을 개시한다.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바디타입 기반의 준중형 전용 전기차로 넓고 실용적인 공간, 가속 제한 보조 등 첨단 안전 사양을 갖췄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EV5는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아쉬웠던 중형급 정통 SUV 공백을 채울 것”이라며 “가족을 위한 차로서 합리적인 패밀리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더 기아 EV5
EV5는 기아가 EV6를 시작으로 EV9, EV3, EV4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지난 2023년 말 중국 전용 모델로 개발됐지만, 국내에는 배터리, 실내 디자인, 안전 사양 등 상품성이 다른 신차로 출시했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EV5는 전장(차 길이) 4610㎜, 전폭(너비) 1875㎜, 전고(높이) 1675㎜, 축간거리(휠베이스) 2750㎜의 차체를 기반으로 넓은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췄다. 크기만 보면 스포티지(전장 4685·전폭 1865·전고 1660~1680·축간거리 2755㎜)와 거의 유사하다.
내부에는 넉넉한 수납 공간과 함께 1, 2열 탑승객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고려한 다양한 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1열 시트 후면부에 2열에서 쓸 수 있는 시트백 테이블을 적용했고, 2열에는 완전히 평평하게 눕힐 수 있는 풀플랫 시트가 장착됐다.
펫(Pet)모드를 선택하면 반려동물을 차에 두고 내려야 할 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 내 적정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한다. 반려동물이 차량 내 각종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
'더 기아 EV5'에 장착된 가속 제한 보조 기능
EV5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이 적용됐다. 차량이 시속 80㎞ 미만의 속도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깊고 오랫동안 밟아 가속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운전자에게 1차로 클러스터 팝업 메시지를 통해 경고하고, 2차로 음성 메시지 경고를 하며 가속을 제한하는 것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거나 가속 페달에서 1초 이상 발을 완전히 떼면 해제된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도 탑재됐다. 정차 상황에서 출발 시 전후방에 차량이나 벽 같은 장애물이 가까이(1.5미터 이내) 있을 때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해 급조작 하는 경우 가속 제한과 제동 제어를 하는 기능이다. 기어를 변속하거나 브레이크를 밟아 해제할 수 있고, 시속 50㎞ 이상으로 주행해야 다시 기능이 활성화된다.
차량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중국 모델과 달리 81.4킬로와트시(㎾h)의 삼원계(NCM) 배터리가 장착됐다. 1회 충전 시 460㎞를 주행할 수 있고, 350㎾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0분이 걸린다. 최고 출력 160㎾, 최대 토크 295Nm, 전비 5.0km/㎾h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아닌 중국 CATL의 배터리를 선택했다는 점이 출시 전부터 주목받았는데, 가격, 품질, 공급망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CATL 하이니켈 배터리로 기존 대비 고출력, 고성능일 뿐 아니라 안정성 역시 철저히 검증됐다는 것이다.
EV5 판매 가격은 롱레인지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 라인 5340만원이다. (※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후, 개별소비세 3.5% 기준)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할 경우 서울시 기준 에어 트림은 4000만원 초반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