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 미국 생산량 3000대 이상 유지
인기 모델 생산 늘려 관세 부담 완화
관세 장기화 시 생산 확대로 역부족
판매 가격 인상 통해 관세 대응 가능성
기아 EV9
기아가 대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EV9의 미국 생산 규모를 대폭 늘리며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현지 생산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인기 높은 EV9의 현지 생산량을 늘려, 미국 관세 리스크 자체를 없앤다는 구상이다.
다만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현지 생산 확대만으로는 충분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기아가 올 하반기 중에 미국 차량 판매 가격을 올려 관세 부담을 경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EV9 3250대를 생산했다. 지난 5월(3800대)에 이어 6월에도 월 3000대 이상 생산 체제를 유지한 것이다.
기아는 지난 4월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 부과 이후 EV9의 미국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4월 10대에 머문 EV9 생산량은 5월부터 3000대 이상으로 높아졌다. 미국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인기 모델인 EV9의 현지 생산 확대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문제는 미국 관세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관세 부담이 길어질 경우 미국 현지 생산 확대만으로는 완전히 악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기아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80만대에 육박한 것을 고려하면, 연 생산량 34만대 수준의 미국 공장으로는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
이미 기아 미국 공장은 최대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기아 미국 공장의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17만9350대다. 이는 지난해 전체 생산량(35만2100대) 51%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아 미국 공장의 지난해 가동률이 104.1%인 만큼, 올해 가동률도 100%를 넘을 전망이다.
결국 기아가 미국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미국 내 판매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아는 지금까지는 미국 판매 가격을 동결하는 기조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 공개한 2026 K5의 시작 가격은 이전 모델인 2025 K5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 K5의 시작 가격은 2만7390달러로, 2025 K5의 시작 가격보다 400달러(약 55만원) 높다. 신형 모델임에도 사실상 이전 모델과 비슷한 가격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판매 가격을 소폭 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올 하반기에는 관세 부담을 고려해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와 가격 경쟁력을 감안해 인상폭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