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와 현대차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중형 SUV 부문에서는 기아의 쏘렌토가 유일하게 8만 대를 돌파하며 독주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로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쏘렌토를 앞지를 못하고 있다.
기아 쏘렌토는 올해 11월까지 8만5710대가 판매되어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8만 대를 넘겼다. 반면 현대차의 싼타페는 7만912대로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 출시 이후 상반기에는 쏘렌토 판매량이 주춤했지만, 지난 8월 말 연식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후 월 5000대 수준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기아는 신형 싼타페 출시 하루 만에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쏘렌토의 인기 요인으로는 친숙한 디자인이 꼽힌다. 기존 쏘렌토 외관에 미국에서 인기를 끈 SUV 텔룰라이드의 디자인 요소였던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주행등(DRL)이 추가된 정도로 큰 변화는 없었다. 이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텔룰라이드를 사로잡고자 한 기아의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현대차는 싼타페의 디자인을 완전히 갈아엎었다. 차체를 키우고 각진 네모 형태로 바꾸었고, DRL과 후미등에 현대차를 상징하는 ‘H’를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개성을 가진 싼타페는 호불호가 있었던 반면, 쏘렌토는 기존 고객들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또한 쏘렌토만 디젤 동력계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작용했다. 디젤 엔진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연비와 힘이 좋아 여전히 찾는 소비자가 있다. 기아는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런 이유로 디젤 엔진을 유지했다.
소상공인이 많이 찾는 1t 트럭 부문에서는 현대차의 포터가 기아의 봉고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포터는 올해 11월까지 LPG와 전기차를 합쳐 총 6만3829대 판매됐다. 반면, 봉고는 3만8041대에 그쳤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올해부터 소형 택배화물차 등에 대한 디젤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면서 LPG차가 각광을 받았다. 포터는 내년 초 10만대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