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년 1~10월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수출 규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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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0월 현대자동차·기아의 하이브리드(HEV)차 수출 규모가 이 기간 처음으로 3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 수요 둔화) 시기 하이브리드를 '징검다리'로 삼은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높은 연비와 친환경 혜택 이외에도 '라인업 확대'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수출 규모는 33만4333대로 이 기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3개년과 비교하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수출은 22만3837대, 2022년 18만9144대, 2021년 14만6093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출 증가율은 49.4%, 2년 전보다는 76.8% 급증한 상태다.
현대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7만7486대가 수출된 투싼(NX4) 1.6 HEV으로 파악됐다. 코나(SX2) 1.6 HEV도 5만8463대 팔리며 인기 차종 대열에 합류했다.
기아의 경우 수출 1위는 니로(SG2) HEV다. 올해 10개월 동안 5만8648대가 수출됐다. 스포티지(NQ5) 1.6 HEV도 3만2422대 수출되며 힘을 보탰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수출에 속도가 붙는 이유는 대부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포함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이 늘어나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며 "그만큼 차를 선택할 이유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비가 높은 것과 친환경 차로 분류돼 직접적인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 수출을 이끌고 있는 투싼의 경우, 복합 연비는 L당 16.2㎞로 동 모델 가솔린 연비 11~12㎞ 대비 높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오너는 취득세, 개별소비세 등 세금 감면과 일부 지역 주차비, 일부 지역 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차그룹도 라인 전환을 검토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1개밖에 없는 하이브리드차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거나, 조지아주 공장에 하이브리드차 생산 가능한 라인을 추가하거나 하는 등이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사랑'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8월 기존 7개 였던 하이브리드 차종을 14개로 2배 확대한다고 밝혔다. 준중형과 중형 차량 중심으로 적용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2028년 세운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는 133만대, 기아는 80만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내연기관뿐 아니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모든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량을 더욱 늘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