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주력 차종 '쏘카스(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가 저력을 보여주며 판매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기아의 전체 판매량이 주춤한 만큼 이달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출시하는 소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EV3가 기아의 성장세를 다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아의 판매량 1~3위 차량은 쏘렌토(5만1290대), 카니발(4만4575대), 스포티지(3만9311대)로 내연기관 중심 모델(하이브리드 포함)이 주도했다.
이들은 기아 주력 차종답게 상반기에만 각각 38.2%, 9.5%, 8.1%라는 판매량 신장세를 보여주며 전체 국산 차종별 대수에서도 1, 2, 4위를 기록했다. 쏘렌토 판매량은 2022년 6만8220대에서 지난해 8만4410대로 전년 대비 23.7%가량 증가하는 등 인기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판매량 5만대를 넘어선 것은 쏘렌토가 유일하다. 이러한 추세라면 연간 판매량 10만대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일명 '쏘카스'의 선전으로 상반기 국내 판매량의 역신장(9.7%)에도 기아의 판매량은 2.2% 줄어드는 데 그쳤다. 브랜드 판매량도 25만4661대로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았고 상위 6개 브랜드 중 감소세가 가장 낮았다.
다만 기아의 상반기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주춤했던 만큼 하반기에는 '쏘카스'의 견고한 판매량을 기반으로 전기차 대중화 모델 EV3가 성장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기아는 EV3를 통해 전기차 '얼리 머저리티(EarlyMajority)' 층을 공략,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기아가 지난달 공개한 EV3는 한 달이 안 돼 1만대 넘는 계약 대수를 기록하는 등 출시 전부터 사랑받고 있다. 앞서 송호성 기아 사장도 국내 한 행사장에서 "EV3 사전 예약 반응이 괜찮다"며 "EV3가 (전기차) 대중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출시한 EV9 역시 상반기 1554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33.7%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전기차 분위기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아는 내년에는 EV4·EV5를 연이어 출시해 전기차 대중화 흐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현재 6개 하이브리드 차종(니로·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K5·K8)을 2028년까지 9개(셀토스·텔루라이드·쏘넷)로 늘려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