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 준중형 세단 K3, 생산 중단 전망 RV 명가 정체성 강화…'픽업' 타스만 생산 예정
기아가 승용차 라인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판매 부진에 발맞춰 세단 라인업을 간소화하고, SUV 생산에 더 힘을 쏟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달 기존 오토랜드 화성 1공장에서 생산하던 준중형 세단 'K3'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아 세단 라인업은 K3(준중형), K5(중형), K8(준대형), K9(대형) 4개 모델에서 중형 이상의 3개 모델만 남는다.
K3은 판매가 급감해 이번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3는 2012년 9월 첫 출시 이래 이듬해인 2013년 5만1279대가 팔리며 최고 인기를 누렸다. 이후에도 2014년 4만9303대, 2015년 4만2912대가 팔리며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2020년(2만3437대)을 기점으로 K3 인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판매량은 1만3204대에 그쳤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이 6525대에 그쳤다.
업계에선 K3 판매 부진 원인을 크게 2가지로 본다.
무엇보다 SUV(스포츠실용차) 인기가 높아지며 국내 준중형 세단 수요가 SUV로 옮겨갔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올해 기아 스포티지와 투싼은 각각 3만3484대, 2만846대 팔리며 준중형 차급에서 K3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중 현대차그룹 내 경쟁자인 아반떼는 사실상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을 독식해 K3 입지는 더 좁아졌다. 올해 K3(6525대)와 아반떼(2만2517대)와의 판매 격차는 1만5992대로 벌어진 상황이다.
기아는 화성 1공장에서 K3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중형 SUV 쏘렌토 생산량을 늘린다. 지난해 신형이 출시된 쏘렌토는 올해만 국내에 4만2281대 팔렸다. 이는 올해 기아 승용차 판매 대수 1위에 해당한다.
업계는 기아가 전동화를 준비하면서 'RV(레저용 차량) 명가'로서의 회사 이미지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 올해 기아 내수 판매는 쏘렌토와 더불어 카니발(3만6771대), 스포티지(3만3484대), 셀토스(2만3804대) 등 RV 라인업이 이끌고 있다.
한편, 기아는 내달 '정의선의 차'로 불렸던 모하비도 화성 1공장에서 단종할 예정이다. 2008년 출시된 모하비는 대형 SUV로 강력한 주행 성능과 특유의 디자인 감성으로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 냈으나, 도심형 SUV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판매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모하비는 2020년 1만9598대로 내수 시장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 판매는 전년보다 47.5% 감소한 1311대에 그쳤다. 기아는 모하비를 단종하는 대신 브랜드 최초 픽업 트럭 타스만을 생산, RV 라인업 다양성을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