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ㆍ폭스바겐 그룹 앞질러
매출은 67조ㆍ영업익 6.9조
세계 판매량 176.8만대 ‘3위’
고수익차종 인기·고환율 효과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현대차ㆍ기아ㆍ제네시스)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이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모두 앞질렀고, 단일 기업별로도 기아가 고급 브랜드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은 66조8714억원의 매출과 6조983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2분기에 거둔 합산 매출 68조4939억원, 영업이익 7조6409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전 세계 판매량은 176만8000대(도매 기준)로 전년 동기(179만대) 대비 1.2% 줄었지만 글로벌 3위를 유지했다.
글로벌 1위인 도요타그룹은 같은 기간에 매출 11조726억엔(약 98조원), 영업이익 1조1126억엔(약 10조원)을 기록했다. 2위인 폭스바겐그룹은 매출 755억유로(약 112조원), 영업이익 46억유로(약 6조8000억원)를 달성했다.
판매량에선 밀렸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원화 환산)은 현대차그룹이 폭스바겐그룹을 앞섰다. 현대차그룹이 분기 기준 영업이익에서 폭스바겐을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냈는지를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그룹이 주요 글로벌 그룹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4%로, 도요타(10.0%), GM(8.7%), 폭스바겐(6.1%), 르노-닛산-미쓰비시(4.3%)를 앞질렀다. 반면, 그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해왔던 테슬라는 5.5%에 그쳤다.
단일 기업 기준으로 보면, 기아가 13.1%의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BMW(11.4%)와 메르세데스-벤츠(10.7%)를 제쳤다. 기아의 이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8.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탁월한 영업이익 성과는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 중심의 제품믹스 개선과 수출에 유리한 환율상승 덕분이다. 배터리셀 등 부품 가격 하락도 수익성 확대에 기여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ㆍ디젤차 대비 평균 판매가격(ASP)이 약 15% 높고, 최상위 트림 선택 비율이 80%에 달해 판매량 감소 상쇄에 유리하다.
올 1분기 현대차의 SUV 판매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5.2%p 증가한 60.6%(제네시스 포함)로 역대 최대치였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비중도 0.5% 늘어난 5.6%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17% 증가한 9만7734대였다. 업계에선 현대차의 올 1분기 ASP가 5%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가 18.1% 증가한 15만7000대를 달성했고,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3.5%p 오른 21.6%를 기록했다. ASP도 전년 동기 대비 12.2% 오른 3610만원을 기록했다.
환율도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올 1분기 원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 1276원 대비 52원(4.1%) 오른 1328원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현대차ㆍ기아는 연간 각각 2000억원의 영업이익 수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현대차ㆍ기아는 환율효과로만 각각 2510억원, 3080억원을 벌어들였다.
배터리셀 등 부품 가격 하락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아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재료비 감소 효과로만 465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전동화 핵심 부품인 배터리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떨어졌다.
현대차ㆍ기아는 2분기 이후에도 SUV와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제품믹스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으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한다.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은 하이브리드도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한다.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EV3 신차, EV6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선보여 전기차 라인업도 강화한다.